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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오세빈 대전고법원장이 지난 추석연휴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는 글을 법원 코트넷에 올린 것으로
읽는 이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전국의 법원가족 여러분께서 조의와 위로를
전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며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글을 코트넷에 게재했읍니다.
'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나무가 고요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려고 해도 부모는 기다리지 않는다 -
라는 글귀를 떠올리면서 살아계신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다짐하거나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불효를
후회하는 우리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읍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릴적 아버지는 나의 친구이자 과외선생이셨습니다.
어려운 수학 (해석과 기하) 문제를 잘 풀어주시고
포도밭에서 흙을 만지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바둑을 가르쳐주시고, 한국기원에서 심사를 받을 때면
아들 자랑도 놓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너무나 순수한 삶을 사셨습니다.
어려운 제자들을 재우고 키우면서 대학 진학을 시키셨습니다.
그들이 아버지를 외면하여도 한점 원망을 모르셨습니다.
충남에서 가장 궁벽한 시골학교로 발령이 나도
한마디 불만이 없이 부임하셨습니다.
아들이 사법시험에 낙방을 하여 아버지의 하숙방을 찾아가면
막걸리를 따라주시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셨습니다.
한성에서 종가의 후손으로 살아오신 아버지에게
저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그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아버지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이제 아무리 울어도 아버지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십니다.
그걸 알면서도 저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부디 저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2007. 10. 4. 불효자 오 세 빈 올림.
[출처: 실버넷]
[참고: 위 한문 구절은 논어가 아니고 한시외전에 처음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 SKR]
서재에서 내다본 동쪽 하늘 (9월 어느날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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