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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국을 보내며
홍성우 너무 빨리 가는구나. 암이라는 병도 요즘은 곧잘 낳는다기에 언젠가 툭툭 털고 일어가를 기대했었는데 그토록 자네를 좋아하던 많은 친구들에게 작별인사 한마디 남길 새도 없이 너무 아쉽게 떠나는구나. 자네같이 좋은 친구를 벗하며 지내온 날들이 모두 엊그제 같은데 벌써 60여년세월이 흘렀다. 1951년 피난지 부산의 천막교사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지. 중학 2년때 우리는 한 반이 되었고 반장이었던 자네를 중심으로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 동아리를 이루고 친구가 되었다, 얼마전 해묵은 사진첩을 들척이다가 무려 60여년전에 찍은 사진 한 장을 찾아냈는데 자네를 중심으로 나, 박재양, 김동훈, 박대윤, 김원경등 중2의 꼬맹이들이 둘러선 흐릿해진 사진이었어. 그 때부터 자네와 나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다니고 법원판사, 변호사의 같은 길을 걸으며 서로 눈빛만 봐도 속내가 통하는 친구로 평생을 함께 해 왔네. 언제나 한결같이 듬직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주변의 친구들을 보듬어주던 자네는 가슴이 따듯한 형같은 친구였지.자네를 떠나보내는 병원영안실에서 임기택이가 대학시절에 읊조리던
“生也一片浮雲起요 死也一片浮雲滅“
이라는 글귀를 상기시켰는데, 그렇다- 인간이 한 세상 살다 가는 것이 한 조각 뜬구름이 일었다가 사라지는 것 같이 덧없는 것이지만 떠나는 길, 아무런 회한도 걱정도 남기지 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게. 자네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네가 감당하여야 할 모든 일을 훌륭하게 아주 잘 감당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한 선량한 인간이었어. 이제 다정한 자네를 떠나 보내면 그 빈 자리가 너무 크겠지만 어쩌겠나, 우리 인생이 그저 한 조각 뜬 구름인 것을-. 한경국을 사랑한 우리들 친구들도 언젠가 자네처럼 아무런 회한도 남기지 않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네를 따라 갈 수 있기를 바라네. 그 때 다시 만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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